2022.03.08 - [일상/먹는 이야기] - 먹고사는 이야기 2. 휘낭시에와 까눌레_나의 15년지기 그녀.
먹고사는 이야기 2. 휘낭시에와 까눌레_나의 15년지기 그녀.
휘낭시에와 까눌레 남편이 바빠서 오지 못하는 주말. "결혼한 친구 집이 비는 게 흔한 일이 아니야" 라고 고향 친구를 꼬셔 집에 놀러오게 만들었다. 벌써 15년. 학원 한 달 같이 다닌, 스쳐지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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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8일자 기록에서 내가 요 몇달간 얼마나 휘낭시에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휘낭시에를 먹겠다고 매주 주말 집 근처에 있는 카페를 순회하거나 동료에게 추천받은 디저트 가게를 휴가 내고 찾아가보기도 하고. 난 정말 휘낭시에에 진심이었다.
내 입맛에 맞는 휘낭시에를 먹기도 하고, 이게 휘낭시에라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돌덩이 같던 휘낭시에를 먹기도 하면서 언젠가 한 번 휘낭시에를 꼭 만들어보고자 다짐했다.
생각보다 휘낭시에 맛있게 굽는 디저트 가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던 듯 하다.
사실 다쿠아즈 만들 때 구매했던 아몬드가루는 언젠가 만들 휘낭시에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휘낭시에를 좋아하는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현란한 맛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간단해서 나도 도전할 수 있는 디저트라서 좋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이 맘에 들고,
한 입 베어물면 느껴지는 헤이즐넛 버터(태운버터) 향을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휘낭시에를 지금까지 직접 생산하지 못한 이유는 휘낭시에 틀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괴 모양이 정석인 휘낭시에는 왠지 금괴 모양이 아니면 그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의 가장 맛있는 맛이 어떤 맛인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그 맛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만들어서 뭐하나~는 생각이 있어 선뜻 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정말 꼭 만들고 싶었다.
주말에 쉬는 동안 도전정신이 갑자기 나를 지배하며 왠지 맛있는 휘낭시에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붙었다.
맛 없으면 그냥 내가 실컷 먹지 뭐😏
* 참고영상 : 유튜브 "빵실베이킹BBangsil_미니오븐으로 휘낭시에 4가지 맛 만들기(feat.머핀틀)" 영상
이케아 머핀틀 처음 사고 머핀 만들 때 버터칠 제대로 안 하고 머핀 구웠다가 반죽 다 들러붙어서 고생했던 경험덕분에
이번에는 버터칠도 듬뿍 바르고 그것도 모자라 밀가루 코팅까지 완료했다.
밀가루를 너무 많이 뿌려서 털어낸다고 털어냈는데도 나중에 휘낭시에에 묻어있었다🤣
머핀틀에 정말 조금만 반죽을 붓고 만들었더니 열 한개의 휘낭시에가 나왔다.
내 인생 첫 홈메이드 휘낭시에는 나의 노력과 휘낭시에에 대한 애정의 맛이었다고나 할까.
회사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뿌리고도 네 개가 남아서 혼자 원없이 먹는 중이다.
생각보다 쫀득함이 덜한 것 같아서 다음에는 좀 더 바삭하게 구워야겠다는 내 말에 동료는 부족함 없이 너무 맛있었다며 칭찬을 듬뿍 해주었다.
금괴 모양이 아니라서 아쉽다는 내겐 금괴 대신 코인 모양이니 상관없다는 덕담까지😊
계란 흰자만큼 설탕 듬뿍 넣고, 박력분과 아몬드 가루는 체 쳐서 넣어준다.
머랭을 낼 필요도 없고 여기까지는 꽤 간단하다.
휘낭시에에서 제일 중요한 버터 태우기!
버터를 태우는 정도에 따라 휘낭시에 풍미가 달라진다고하니 적절하게 잘 태우는 게 중요하다.
물론 버터 태우는 정도도 사람 취향에 따라 다르니 취향껏 하면 좋다.
버터를 처음 태워보는 거라 어느정도가 적당한건지 몰라서 헤이즐넛 향이 느껴질 때까지, 유튜브 영상에서 많이 본 색이 나올 때까지 태웠다.
버터를 태우면 정말 헤이즐넛 냄새가 나더라!
모양이 영 볼품없긴하지만 첫 시도이니만큼 나의 노력과 열정에(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계획하고 움직였다) 박수를 보낸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엔 더 맛있게 만들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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