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반죽 치아바타 만들기
제과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제빵.
왜 더 어렵게 느껴질까 생각해보니 발효의 문턱이 꽤나 높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잘 발효되었느냐가 결과물의 완성도를 많이 좌우하고, 이 발효라는 것이 날씨의 영향도 꽤 받는것 같다.
그런데 이 발효라는 것이 방법이 다양했다. 따뜻하게만 발효가 되는 줄 알았더니 차가운 냉장고에서 저온발효하는 방법도 있었다.
이렇게 제빵의 영역이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넓음을 알면서도 스콘, 머핀, 쿠키 등 제과의 여러 영역에 도전하면서 제빵도 어렵지 않겠거니 생각했다.
이스트, 강력분 사서 손목이 떨어져나가라 반죽을 치댔는데 치대면 치댈 수록 반죽이 매끈해져 손에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지 않아 좋아했다.
그러나 내가 좋아했던 것에 비해 결과물은 영 아닐 때가 많아서 제빵은 나의 능력 밖임을 인정하고 그렇게 제빵과는 꽤 오랜 시간 거리를 뒀다.
늘 결과물이 탐탁치 않음에도 늘 도전해보고 싶은 빵이 있었는데 바로 무반죽 치아바타.
왜 하필 무반죽 치아바타냐면 첫 번째, 반죽을 안 해도 되니까. 두 번째, 버터가 안 들어간 담백한 빵을 먹고 싶어서였다.
무반죽으로 만들 수 있는 버터가 안 들어간 빵이 분명 치아바타 뿐만은 아니겠지만, 무반죽 치아바타 만드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왠지 모르게 다른 빵들보다 따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발효하는 시간 때문이었다.
무반죽 치아바타는 발효와 인내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반죽을 접고 30분~40분 정도 뒤에 다시 접고 또 기다리고를 3, 4차례 반복하고 레시피에 따라 12시간 이상 저온발효하는 경우도 있었다.
월요일에 출근해야하는 직장인으로서는 일요일에 무반죽 치아바타에 도전하기는 시간 상 무리라고 판단하여 미루고 미미루다 오랜만에 부지런을 떠러 토요일 밤에 반죽을 시작했다.
* 내가 참고한 레시피는 마카롱여사님의 무반죽 치아바타 레시피! 영상을 보고 열심히 따라 만들었다.
접고 기다리고 접고 기다리고를 반복하고 냉장고에 고이 모셔놓은 치아바타 반죽.
그렇게 장장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냉장고에서 보낸 치아바타는 일요일 오전에 밖으로 나와 오븐 속에서 따끈따끈 구워졌다.
결과는.....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를 정도로(당연히 발효가 잘 안 된거겠지...) 기공이 영 아니지만..😭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영 맘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치아바타를 따끈따끈 할 때 먹는 게 좋았고,
뭐가 잘못됐다는건지 모르겠어 맛있는데? 라는 남편의 말에 지난 밤 부터 치아바타에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한 번 만들고 났더니 다시 도전할 엄두가 안 나는데 다시 시간적 여유와 부지런함이 오랜만에 합쳐질 때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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