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지감자로 시작했지만....
나는 감자를 참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단 맛없는 감자보다 고구마를 더 좋아했는데
크면 클 수록 감자 특유의 담백한 맛에 빠져버렸다.
때로는 쪄서 맛소금을 콕콕 찍어 먹고, 때로는 카레에 듬뿍
때로는 강판에 갈아서 감자전을 해 먹기도 하고 채를 썰어서 감자채전을 먹는 등 무궁무진 다양한 방법으로 감자를 요리해 먹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감자를 좋아하는 내가 집에서 첫 단추부터 시작하지 않는 감자요리가 있으니
바로 감자튀김!
튀김기도 없고 냄비에 기름 듬뿍 부어 감자튀김을 만들자니 남는 기름도 아깝고
집에서 튀김했다가 주방 난리나는 거 아닌가 등등 감자튀김을 직접 만들기에는 여러 난관이 많았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유튜브에 있는 다양한 요리 영상들을 파도타기하다
오븐으로 웨지감자를 만드는 레시피를 발견, 이거다 싶었다.
언제 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그러나 보관을 잘 해서 다행히 싹은 나지 않은, 그러나 싹이 나기 일보직전인 감자 세 개를 집에서 발견. 웨지감자 만들기에 본격 돌입했다.
*레시피는 유튜버 "매일맛나"님의 "크림소스 찍어먹는 양념 웨지감자 만들기" 영상을 참고했다.
영상에서 소개 된 레시피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런데 영상에서 소개된 재료가 모두 집에 있는 게 아니라서
얼추 비슷한 거로 따라하고 비슷한 것 조차 없는 재료는 과감히 생략하기로!
뭐가 됐든 웨지감자 모양, 식감만 나올 수 있다면 양념이야 케찹이든 마요네즈든 찍어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레시피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영상에서 소개된 여러 재료 중에 고운고춧가루(또는 파프리카 가루)가 집에 없어서
그냥 고춧가루(군데군데 굵은 알갱이가 있는)로 대체했는데....
굵직한 고춧가루 알갱이들이 오븐에 들어가니 거뭇거뭇 다 타서 검은 반점을 감자에 남기고 말았다...
다행히 맛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고, 레시피에는 카레가루를 넣으라고 되어있는데 카레가루가 없어서 맛소금을 넉넉하게 쳤더니 짭짤한 가운데 고춧가루 향이 조금 나는 웨지감자였으나 그냥 감자구이 같은 것이 완성됐다.
따끈따끈한 감자 오랜만이라 그 자리에서 감자 1.5개 정도 되는 양은 먹어치워서 저녁까지 배가 아주 든든했다.
다음에는 레시피대로 고운고춧가루, 카레가루 등 추가하고 감자 양을 줄여서 한 끼 먹을 분량으로 만들어봐야겠다.
결과물을 보면 웨지감자가 아니라 고춧가루 뿌린 감자 구이같다.
레시피를 몇 번씩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해도 결과물은 늘 예상 밖일 때가 많다.
그래도 괜찮다. 완벽하지 못한 결과물이지만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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