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경, 마들렌 틀을 장만해 마들렌을 대량생산 한 이후로 마들렌 틀에는 먼지만 잔뜩 쌓였다. 물건 사 놓고 쓰지 않는 꼴은 못 보는지라 오랜만에 마들렌을 만들어 보았다. 이번에 참고한 레시피는 유튜브 올드패션 님의 초코 가나슈 마들렌 레시피. 가나슈까지 만들 재료는 없어서 가나슈를 빼고 초코 마들렌 본체만 만들기로 했다.
계란, 가루재료(밀가루, 설탕, 베이킹파우더), 꿀, 생크림, 버터가 있다면 마들렌 만들 준비는 끝난다. 재료 계량해서 반죽 만든 다음 휴지하고 틀에 넣어 구우면 마들렌 완성.
개인적으로 마들렌의 매력은 배꼽의 부풀기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틀이 깊을 수록 배꼽이 더 잘 부푼다. 내가 갖고 있는 틀은 깊이가 얕아서 배꼽이 잘 부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지난 번에는 배꼽이 엉망인 마들렌이 많았다.) 이번에는 배꼽이 잘 부푼 마들렌이 많이 나온 걸 보면 틀의 깊이 외에도 마들렌 배꼽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는 것 같다.
마들렌을 비롯해 디저트, 빵을 구울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오븐 온도와 굽는 시간이다. 오븐에 따라 열 전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 오븐으로 디저트, 빵을 구울 때 최적의 온도와 시간을 찾는 게 관건인데 아직까지 적절한 온도와 시간을 찾지 못했다. 마들렌 배꼽 잘 부풀게 하겠다고 200도로 예열하고 190도로 낮춰 15분 정도 구웠는데 마들렌 가장자리가 그을렸다. 베이킹 전용 오븐을 사고 싶지만 취미로 어쩌다 한 번 베이킹 하는 사람에게 전용 오븐은 사치라는 것을 알기에, 그을리면 그을린대로 먹기로 한다.
중간에 옥에 티 몇 개가 보이지만 내 입으로 들어갈 거니까 무시하기로 한다.
완성 된 마들렌을 보며 의아했던 게 왜 내 마들렌은 중앙이나 머리 쪽이 아닌, 꼬리 쪽이 만이 부푸는가 하는 것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팬닝할 때 꼬리 쪽에 반죽이 많이 배분되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다음에 만들 때는 머리 쪽에 반죽을 많이 팬닝하면 다른 결과물이 나올거라 기대해본다.
열 두개 굽고 남편이랑 하나씩 나눠먹고, 남편 간식으로 세 개 챙겨주고 나는 네 개 먹으니 벌써 3개 밖에 안 남았다. 아무래도 다음에는 반죽을 2배합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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