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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홈베이킹

홈베이킹 기록 2. 초코칩 머핀_인생엔 언제나 실수가 함께한다.

by eugeenie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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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칩 가득 초코머핀

박력분, 중력분, 강력분의 차이도 모르고 밀가루는 다 같은 밀가루 아니야? 라고 했던 내가
어느새 베이킹을 즐겨 한지 만 2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나의 주요 베이킹 선생님들은 유튜브의 많은 베이킹 유튜버들로
그들보다 장비나 재료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하라는대로 잘 따라하며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지는 꼴로 베이킹을 하는 중이다.

분명 지시대로 잘 따라했는데 왜 결과물은 영상 속의 고운 자태가 아닌건지 늘 의아하지만
오븐의 차이겠거니.. 라며 괜히 오븐 탓으로 볼품없는 결과물을 감싸곤 한다.

지난 일요일에는 박력분이 없어서 중력분이 들어가는 초콜릿 머핀을 만들어 보았다.
필 받고 신나서 영상을 차분히 안 보고 띄엄띄엄 10초 넘기기로 보면서 자신만만하게 만들다가
베이킹파우더 넣는 걸 깜빡하고 그걸 예열이 다 된 오븐 앞에서야 깨달았다.

머핀틀 손에 들고 망연자실하게 오븐 앞에 서 있는데 이미 돌이킬 수가 없다.
이미 반죽은 머핀틀 안에서 오븐 안에 들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베이킹파우더를 이제와서 뿌릴 수도 없는 노릇.

브라우니는 베이킹파우더 없이도 만든다지만 내가 만든 건 브라우니가 아닌걸.....!!

짧은 순간에 수없이 고민하다가 일단 굽자 오븐에 넣었다.
엉겁의 20여분이 지나고 냄새는 흠 잡을 데 없이 좋은데... 과연?! 걱정을 안고 열어본 오븐 속에는
아예 부풀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머핀이 그래도 나름 부풀어 터진 모습이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걸? 너무 뻑뻑하지도 않고 초코칩 많이 넣어서 맛도 좋고.

이렇게 안심하는 순간 패착은 다른 데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종이 머핀컵.
종이 머핀컵을 사용했더니 종이가 버터 기름을 그대로 먹었는지 아주 보기 흉했다.
남편의 손을 빌려 기름먹은 종이를 다 떼고서야 겨우 완성.

뭐 하나 쉬운 일 없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초코머핀 구우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엔 급하게 만들지 말고 천천히 만들어보자.


외계식물 같이 생겼지만 그래도 맛은 좋았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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