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칩 쿠키
2020년 가을부터 였을까.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닌데 베이킹을 시작했다.
스콘부터 모닝빵, 쿠키 등등 밀가루와 버터, 설탕만 있다면 흉내낼 수 있는 어렵지 않은 메뉴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베이킹에 취미를 갖기 시작하면서 가장 입이 즐거웠던 사람은 사람은 바로 남편.
워낙 빵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내가 만든 것을 중에선 스콘을 참 좋아했다.
정식 제빵사가 하는 것 만큼은 아니지만 남편이 좋아하니 나도 좋았고 매주 일요일은 온 집안에
버터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구워냈다.
만들다 보면 둘이서 먹기엔 양이 많아 회사에도 가져갈까 몇번 생각했지만
이왕이면 잘 만들고 맛있는 걸 주고 싶고, 내 입맛엔 맞아도 다른 사람들한텐 맛 없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선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뭐든 주면 다 좋아. 다 잘 먹어. 라는 회사 사람들의 말에 용기를 내볼까 했지만,
혹시라도 맛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맛 없는데 내 성의를 생각해서 사람들이 억지로 먹을까봐 등등
혼자만의 걱정에 둘러쌓여 꽤 오랫동안 회사 사람들에게는 내가 만든 것들을 선물하지 못했다.
그러다 어? 오늘 좀 잘 나온 것 같은데? 라며 회사에 머핀이랑 쿠키를 몇 번 갖고 간 적이 있다.
다들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진작 좀 갖고 올걸 후회하기도 했다.
오늘은 초코칩 쿠키를 구웠다.
일부러 많이 만든 건 아니고 유튜브에 있는 레시피대로 만들었더니 많이 나왔다.
내가 먹으려고 만든 건 아니고, 오랜만에 회사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졌다.
올 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은 선물을 할 수 있기를. 쿠키만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쁜 마음도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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