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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하영 저
11월은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든 달이었다.
내 처지를 아는 사람들을 붙잡고 울면서 이야기하기를 수 차례 반복하고나서야 조금 편안해졌다.
누구보다 가까운 남편에게 이야기 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하지 않았던 이유는 타지 생활하는 남편 역시 자신만의 삶의 짐을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가 턱 끝까지 차올라 어느 날은 남편과의 전화 통화에서 목 놓아 울며 그 동안의 서러움을 털어냈다.
그렇게 털어놓기를 여러차례. 12월의 나는 11월의 나보다 조금 더 멀쩡해졌고, 그럭저럭 회사 생활도 이어가는 중이다.
밑 바닥까지 가라 앉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나를 믿어주는, 내 편이 되어주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덕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빌렸다는 게 조금 의아하지만, 그냥 뭐라도 사랑과 관련 된 책을 읽고 싶었다.
빵도 열심히 만들고 글도 열심히 쓰고 이것저것 기록하던 날들이었는데, 사람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계절 탓이었으려니 생각하려 한다. 한 때 내 마음 속에 우울이 가득했던 때가 있었거니, 미래에는 힘들었던 지난 달을 가벼이 넘길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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