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21. 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저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
작가에 대해 아는 거라곤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게 전부인데 작가의 오래 된 작품세계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지 자신 없었지만 그래도 읽어 보기로 했다.
책은 약 160페이지(해설 포함) 정도로 한 시간 정도에 걸쳐 다 읽었고, 막장 드라마 단골 소재인 불륜을 다루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 이야기는 작가의 실제 경험담으로 다시 말 해 작가의 불륜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불륜을 다룬 내용에 색안경을 쓰고 이 책을 읽었음을 밝히며 따라서 작가의 경험에 좋은 평을 남길 수는 없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작가가 왜 불륜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내게 되었는지 그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일개 한 명의 독자로서, 그러한 깊이 없이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작가의 일생에 걸친 작품으로서 이야기에 접근했다기 보단 그냥 하나의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작품성에 대해서는 특별히 남길 말이 없다.

불륜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되어 있으며, 각종 매체에서는 자극적으로 다뤄진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아니 에르노의 불륜 경험은 그 자체가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작가 본인이 자극적인 불륜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마비되고, 생각의 시작과 끝이 온통 불륜상대 A를 향하고 있는 모습은 과연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 같지만,
사랑이 주는 기쁨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불안함이 더 큰 것을 보면 불륜은 결코 아름다운 사랑이 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이 작품을 단편적으로 1회 소비하는 방법 보다는
아니 에르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고 학문적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이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