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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요리

요리기록 20. 무생채 만들기

by eugeenie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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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채 만들기

어떤 사람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이면, 그 사람이 그 일을 정말 잘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챙겨보는 요리, 베이킹 유튜버들 중 몇몇에게 저 말이 해당하는데, 마카롱여사님이 그 몇몇 중 한 분이다.
재료에 대한 이해, 조리 도구 관리 그리고 화룡점정 칼질! 어떤 재료든 힘 들이지 않고 칼로 자르고 다지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온다.

그리고 그 착각에 힘입어 무려 무생채를 만들기로 했다.
몇 주 전부터 무생채가 먹고 싶었는데 집에 채칼이 없어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무생채하면 김치 같은 느낌이 있고, 김치는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음식이라는 생각에 무생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카롱여사님의 무생채 영상을 모두 정주행하면서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고 무만 잘 자르면 될 것 같아서 무생채 비빔밥 해 먹을 생각으로 무를 구매했다. 다행히 욕심은 부리지 않고 아주 조금만.

클릭하면 영상으로 이동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마카롱여사님이 얼마나 칼질을 잘 하시는지 깨닫게 됐다.
마카롱여사님 손 끝에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채 썰리던 무가 내 손 끝에서는 그 두께가 중구난방 한 것이다.
칼질을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못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칼이 안 좋아서 그런 거겠지? 괜히 칼 탓을 해보았다.
두께가 제각각인 무 채를 보며 다음에는 그냥 채칼을 사는 게 내 손목 건강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두께도 길이도 제각각인 나의 무 채..

 


고춧가루, 설탕, 액젖 뿌리고 다진마늘과 대파 다져 조물조물. 참기름과 깨로 마무리 하면 무생채는 쉽게 완성된다.
그 동안 무생채 먹고 싶으면 늘 엄마한테 만들어달라 했는데, 내가 만든 무생채라니. 괜히 감격스러웠다. 정말 독립해서 어른이 됐구나.


남편은 무생채 단독으로 안 먹고 비빔밥으로 하면 먹는다길래(무슨차이?) 계란후라이 듬뿍 올려서 비벼먹었다.
당분간 무생채 생각은 안 날 것 같다. 먹고 싶은 거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참 오래가는 것 같다.
다음에는 채칼로 모양도 두께도 일정한 무생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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