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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인천 나들이(정확히는 부평 나들이)_카페 303호, 홍미집

by eugeenie 202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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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부터 지금까지 어언 15년을 함께 알고 온 친구가 있다.
볼 꼴 못 볼꼴 다 보고 자란 사이인데 대학교 때 까지만 하더라도 자주 만나다가 졸업하고 취업하면서 아무래도 만나는 횟수가 점차 줄어 이제는 연 2회 정도 만나는 사이가 돼 버렸다.

거의 매일같이 연락하고 지내지만 얼굴 보고 만나는 건 정말 오랜만인 친구랑 인천 부평에서 만나기로 했다.
부평은 인천에서 나고자란 사람이라면 정말 한 번쯤은 가 봤을 곳인데 나는 중간고사,기말고사가 끝나면 친구들이랑 지하상가에 가서 오천원 만원 하는 옷들을 사면서 시험 끝난 기분을 만끽하곤 했다.
부평에서 밥 먹고 노는 건 정말 오랜만인지라 얼마나 바뀌었을지, 얼마나 그대로일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사람이 워낙 복작복작 많은지라 거리를 즐길 여유는 없었고, 그냥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요즘 밥 다운 밥을 제대로 못 먹어서 친구한테 밥 먹고 싶다고 했더니 추천해 준 홍미집은 곱도리탕으로 유명한 집인 것 같다.
음식 맵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걸보니까 매운 맛으로 인기가 많은 집인 것 같은데 우리는 순살 닭볶음탕 세트로 닭볶음탕에 계란찝에 게살밥(?)이 나온 세트로 먹었다.
닭볶음탕 같은 메뉴는 밖에서는 뼈 발라먹기 번거로운 메뉴인데 순살이라 먹기 편한 점이 좋았다. 야채가 조금 더 많았으면 좋았을텐데 양배추가 좀 적은 점이 나한테는 아쉬웠던 듯.
사이드로 같이 나온 밥이랑 계란찜까지 양이 꽤 푸짐해서 계란찜은 다 먹고 밥은 좀 남겼다. 다 먹고 나니 배가 꽤 불러서 카페 갈 때까지도 소화가 되지 않았다.

 



평리단길이라고 부평의 복작복작한 거리에서 조금 벗어나면 카페들이 즐비한 골목이 있는데 친구가 이전에 가봤던 곳이라며 데려간 카페가 303호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굉장히 오래 된 건물 3층에 위치한 곳이라 사람이 많이 없는 한적한 카페일 줄 알았는데 모든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이 찾아왔다.
야외 테라스도 있는데 넓은 편이 아니라 세 테이블 꽉 채우면 답답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메뉴는 그냥 여느 개인카페와 크게 다를 것 없었지만 티 종류가 많아서 홍차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찾을 만한 카페일 것 같다.
나는 배도 부르고 차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크림이 올라간 아이스 코코아를 먹었는데 크림이 아주 고소했다. 배가 불러서 정작 코코아는 거의 마시지 못했다.
오래된 건물에 엔티크한 느낌인데다 창문이 높게 나 있어서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였다.



만나면 좋은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 막상 만나니 내가 힘들었던 일, 친구가 힘들었던 일 얘기하느라 불만가득한 주제로만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나는 회사에서는 말을 잘 안 하고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인데 친한 친구들 만나면 내 얘기를 왜그렇게 하고 싶은건지. 의식하면서 최대한 내 얘기는 자제하려고 하는데 친한 사람 앞에서는 말이 봇물 터지듯이 나와버린다. 평소에 입 꾹 닫고 사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짧았던 4시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일상에서 돌고 돌다보면 다시 오늘처럼 만날 날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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